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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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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 > 일촌일미(一村一味).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든 그 지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가 한두 가지는 있는 법이다. > ‘물곰국, 대게탕, 꽁치회, 물회, 막회, 도루묵 찜……. 바닷가답게 울진을 대표하는 특색있는 토속 음식들은 대부분 수산물을 재료로 한 것이다. > > 이 가운데 울진에 가면 빼놓지 말아야 할 먹을거리가 바로 물곰국. > > 물곰은 경북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서민들의 먹을거리여서 동해의 어느 바닷마을을 가나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원조로 불리는 ‘울진’에서 맛을 봐야 제격이다. > > ◆못생겨도 맛은 좋아, 울진 물곰국 울진의 물곰국은 겨울이 제철이다. > > 국물이 얼얼하기 때문. 물곰국은 원래 뱃사람들의 밤샘 술타령에 쓰린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이 원조다. > > 살 무른 물곰 몇 토막에 푹 삭은 김치를 넣어 맛을 낸 물곰국 한 그릇이면 숙취는 이미 저만치 달아나 있다. > >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에 조업 나선 뱃사람들에게는 물곰국 한 그릇이면 든든하다. > > 정약전(丁若銓:1760∼1816)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저술한 한국 최초의 어류생태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 > 물곰의 숙취 해소 효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정평이 난 셈이다. > > 물곰은 울진에선 물메기 등으로 불리는데 본디 이름은 곰치다. > > 정확한 학명은 백장어목 곰치과다. > > 이름에 걸맞게 몸집이 1m가 넘는 거구도 있다. > > 이름처럼 생긴 것도 여간 우스꽝스러운 게 아니다. > > 아마도 아귀 다음으로 못생긴 고기가 될 성싶다. > > 때문에 물곰의 생김새를 처음 본 사람들이나 처음 맛보는 사람들에겐 물곰국이 이상할 수 도 있다. > > 생긴 게 그다지 예쁘지(?) 않은 데다 살이 흐물흐물하고 껍질은 잘 십히지도 않는다. > >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맛이 일품이어서 일단 맛을 들이면 물곰 애호가로 변하는 건 시간문제다. > > ◆귀하신 몸(?)된 물곰 물곰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다. > > 죽변수협 이영성(54) 상임이사는 “30여 년 전만 해도 그물에 물곰이 걸리면 그냥 버렸지요. 제대로 된 요리법도 없는데다 워낙 많이 잡히니까 잡어 중 잡어로 취급했다”고 했다. > > 그러던 어느날 한 어부의 아내가 물곰을 버리기가 아까워 무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풀어서 식구들끼리 끓여 먹었는데 그 시원한 맛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다. > > 그 후 물곰 요리법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식당가 정식 메뉴로 등장하게 됐다는 게 이 상임이사가 전하는 물곰국의 효시다. > > 하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 됐다. > > 물곰은 100% 자연산인 데다 최근 들어 생산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 > 게다가 몇 년 새 맛 소문이 나면서 찾는 이들이 늘고 전문 식당까지 생겨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가격도 엄청 올랐다. > > 중매인 김순태(44) 씨는 “그야말로 금값이지요. 40~50cm짜리 한 마리 가격이 3만5천 원에서 4만 원 정도 하니까요. 그래도 없어서 못 판다”고 했다. > > ◆원조는 북한 원산 또는 울진 죽변수협 이 상임이사의 물곰 유래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 > 북한의 원산식 요리법을 울진 죽변에 처음으로 전했다는 이순덕(76) 할머니와 자신이 울진 물곰국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남순금(77) 할머니가 그들. > > 해방을 전후해 원산에서 부모를 따라 죽변에 정착하게 됐다는 이 할머니는 “물곰국을 처음 끓여서 판 사람은 나야. 직업 군인이던 남편이 죽고 남은 남매들과 먹고 살기 위해 물곰국 전문 식당을 연 것이 벌써 30년이 넘었지. 물론 요리는 어릴 때 어깨 너머로 봐 왔던 원산식”이라며 은근슬쩍 원조임을 자랑했다. > > 이 할머니에 따르면 원산식 물곰국은 김치를 쓰는 게 비법. > > 국을 끓일 때 푹 삭은 김치를 넣어 얼큰한 맛을 낸다는 것. 이를 위해 김치를 담글 때도 젓갈을 넣는 울진식과 달리 순수 배추만 쓴다고 했다. > > 이 할머니의 손맛을 한번 맛본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서울, 부산 등지에서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 > > 남 할머니도 70년대 후반부터 군청 앞에서 식당을 내 물곰국을 끓여냈다. > > 지금은 몸이 좋지 않아 식당 일을 그만두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남 할머니의 탱자식당은 울진에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집으로 유명했다. > > 남 할머니의 울진식 물곰국의 비법은 이 할머니와 달리 간장과 소금. > > 남 할머니는 “김치는 물론 파, 마늘 등 향료와 양념을 사용하지 않아. 순수한 재래식간장과 소금, 고춧가루만으로 간을 해 물곰 특유의 고기 맛을 그대로 낸다”고 했다. > > ◆가정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요리 방법 이 할머니가 전하는 ‘가정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법’은 이렇다. > > 재료는 물곰과 김치, 굵은 파, 마늘, 고춧가루만 준비하면 된다. > > 전문식당이 아닌 만큼 물곰의 거칠거칠한 겉껍질과 내장은 버리는 게 요리하기에 좋다. > > 그리고 난 다음 머리와 몸통을 큼직하게 듬성듬성 잘라 놓는다. > > 김치는 1, 2년간 숙성된 것이면 더 좋다. > > 우선 물을 팔팔 끓이다 김치와 잘라 놓은 물곰을 넣는다. > > 물곰은 너무 오래 익히면 살점이 부서지고 맛이 없으므로 살짝 데친다는 기분으로 5, 6분간만 끓인다. > > 살점이 익어간다 싶을 때 마늘과 고춧가루 등을 넣고 마지막에 숭숭 썬 대파를 넣는다. > > 한두 번 물곰국을 끓인 경험이 있는 주부들은 내장과 알집도 함께 넣어 요리해 보는 것도 좋다. > > 내장과 알집은 잘 손질하여 같이 끓이면 더욱 진한 맛을 낼 수 있다. > > ◆추천할 만한 맛집 물곰국의 제 맛을 보려면 죽변항을 찾으면 된다. > > 항을 중심으로 물곰국 전문식당이 몰려 있다. > > 추천할 만한 맛집은 죽변시장 이순덕 할머니의 성진식당(054-782-8921), 죽변항 어판장 입구의 돌섬식당(054-782-3898), 죽변수협 앞의 금성식당(054-781-5737), 파도식당(054-783-8123) 등이다. > > 울진읍내에는 은성초밥(054-782-5060) 등이 물곰국을 끓여낸다. > >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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