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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17일 (금)

동해안 1천리를 가다-소금쟁이 할배 장기수씨

보트랑 조회 : 14,770
“소금은 바닷물을 끓이는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과 태양열을 이용해 만드는 천일제염법(天日製鹽法)이 있는데 염전둑은 전오제염법이야.” 해방 이후부터 염전둑에서 소금을 직접 구워냈다는 장기수(85) 할아버지는 “당시는 넉넉한 이가 드물어 친지나 이웃 등과 함께 공동으로 출자해 면허를 냈지. 소금굽는 기술자를 ‘여망이’라고 부르는데 대개 최고의 여망이가 전주일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소금 굽는 일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할 수가 없어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음력 3월부터 9월까지 6, 7개월 여. 장 할아버지가 전하는 염전둑 소금생산 과정은 백사장에 가마를 설치, 바닷물을 물동이에 담아 물지게로 나르고,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뒷물을 채취해 가마에 넣고 끓여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은 전주와 일꾼들에게 분배되고 이들은 집에서 쓸 양만 남긴 채 쌀 등과 교환하거나 판매했다.

“점심은 식구(아내)가 머리에 이고 갖다 날랐는데 밥이 없어 나물죽으로 때웠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된 노동일로 많이 힘들었지만 마땅히 할 일도 없고 해 그저 그렇게 살았지 뭐. 소금을 산 상인들은 봉화와 안동 등 내륙지역으로 들어가 곡식 등으로 바꿔 오는 데 이를 ‘도부간다’ 라고 해. 한 때는 염전둑 소금이 인기였지.” 장 할아버지는 또 생소한 간물단지 이야기도 꺼냈다.

해안가 사람들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단지에 간물(바닷물)을 넣어 마을의 주산 정상에 묻어 두었다.

울진문화원이 1998년 발간한 ‘울진의 전설’에 따르면 울진 북면에도 이 간물단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면 하당리 중당 마을 앞에 화산(火山)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화재 예방을 위해 산 정상에 질그릇 단지를 묻고 아낙네들이 부구 앞바다의 간물을 날라 채워 놓았어. 간물단지가 마르면 불이 난다고 간물이 마르지 않도록 애썼는데 산에 간물단지를 묻는다고 불이 않나겠어? 불이 안나게 해야되겠다는 선조들의 강한 의지지."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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